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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이야기

늘 학생의 마음으로

by 친절한 제제씨 2017.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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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부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하루. 우산을 안 가져가도 되겠지 싶어 그냥 나왔다. 그러곤 지하철역으로 걸어가는데, 막상 밖으로 나와보니 보기와는 다르게 빗줄기가 꽤 굵어서 걸어서 10~15분 정도 거리를 막 뛰어갔다. 가랑비 만만하게 봤다가 흠뻑 젖을 뻔 한 거지. 어쨌든 지하철 역에 도착해서는 집에서 데워온 따끈한 캔커피를 마시고 나니 몸이 좀 녹는다.

 

갑자기 비 올 때를 대비해 항상 가방에 작은 우산 넣고 다니는데, 꼭 하루 안 가져온 날 이렇게 비가 오고야 만다. 방심하면 안 된다는 말을 이렇게 또 한번 경험으로 깨닫게 된다. 지하철에서 내려보니 다행히 비가 그쳤다. 무심코 지나가는 순간 속에서도 깨달음은 소중한 거니까.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도 좋지만, 이왕이면 항상 잘 준비해서 만약에 있을 큰 일에 대비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그냥 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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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회담> 요즘 자주 보는 프로그램. 원래 하나 꽂히면 그것만 하는 '덕후' 같은 기질이 있어서, 최근 회차부터 매일매일 역주행 중이다. 매일 보다보니 뭔가 내 친구 같고, 익숙하고, 길 가다 만나면 아는 척 할 것 같고 (...) 참 좋은 프로그램인 것 같은 게, 어디서 외국인들이 한국어로 여러가지 주제들에 대해 토론하는 걸 볼 수 있겠는가! 다양한 이슈들을 각 나라의 입장에서 살펴볼 수 있어(아, 물론 그것 또한 개인의 의견일 수도 있겠지만) 유익한 프로그램인 것 같다.

 

얼마전 읽은 책에서 유대인의 교육과 우리나라의 교육에 대한 차이를 서술한 내용 중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학교에 갈 때 부모님이 아이에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라고 얘기를 한다. 아마 어릴 적 누구나 다들 한 번 이상은 저 말을 들으면서 살아왔을 것이다. 하지만, 유대인 부모님들은 학교가는 아이에게 '오늘도 선생님께 질문을 많이 하고 오거라'라고 얘기를 한다고 한다.

 

자연히 우리는 학교에서 그저 수동적으로 선생님의 강의를 듣는 것에 익숙하고, 그들은 궁금한 점이 있을 때 이것 저것 질문을 하는 것에 익숙하게 된다. 이러한 환경에서 자라왔기에, 사회에 나와서도 우리는 남들 앞에서 내 주장을 확실히 말하기가 꺼려지고 힘들어진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말하기보다는 읽고 쓰는 것에 익숙한 우리는 저들과 같이 토론하고 남들 앞에서 내 생각을 밝하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그리고 어디서 들어온 이상한 문화인지(?) 특히 나보다 나이가 많은 사람 앞에서 내 주장을 하게 되면 '어디 나이도 어린 게'라는 말로 의견을 묵살시켜버린다.

 

남들의 의견을 듣고 나와 다르다고 해서 손가락질하고 편 가르지 않으며, 각자의 문화, 주장, 생각을 존중하며 함께 대화하는 것. 티비 속 작은 공간 속에서 내가 꿈꿔본 세상이 조금은 보이는 것 같아 우리가 사는 세상도 서로 배려, 존중하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울며 공존할 수 있다면 하고 생각해보기도 하고.

 

다만, 남자 패널들이 대부분이라(고정 패널은 다들 남자) 생각이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을까 하는 염려. 여자 패널들도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제야 팬이 되었는데, 이제 곧 막을 내리고 내년 3월 쯤 다시 새시즌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한다. 그동안 역주행하며 열심히 보고 있을 거니 다음 시즌에는 여자 패널들도 더 많이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가볍게 적는 일기였는데 갑자기 이것저것 생각이 많아지면서, 뭔가 무거워진 느낌이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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