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이틀 사이에 기온이 뚝 떨어졌다. 해가 갈수록 사계절은 점점 더 옅어지고 여름 다음 겨울, 겨울 다음 여름의 연속이 되어간다. 갑자기 떨어진 기온에 어제는 너무 코가 건조해서 하루 내내 마스크를 끼고 있었는데, 오늘은 아침부터 머리가 띵하더니 두통이 심하게 왔다. 계절이 빠르게 변하니 몸이 먼저 반응을 하나보다.
요즘은 하루 종일 집에서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운동량이 줄어서 그런가 몸이 더 잘 아픈 것 같다. 예전부터 집에만 있으면 몸이 더 아파서 쉬는 날에도 꼭 어디론가 나가곤 했었다. 근데 요즘은 누굴 만나는 것도 꽤 귀찮아졌고(만날 사람도 없을 뿐더러), 집에 있으면 정말 편하구나 하는 걸 깨닫고 나서부터는 일명 '집순이'가 되었다. 뭐 집에 있다가 급 우울에 빠질 때도 물론 있지만.
오늘은 일어났는데 너무 몸이 안 좋아 낮에 한 시간 정도 낮잠을 자고 일어나니 조금은 괜찮아졌다. 그치만 어딘가 몸이 찌뿌둥하고 움직여야 할 것 같아 점심을 간단하게 챙겨 먹고 노트북을 챙겨 밖으로 나왔다. 그랬더니 막힌 숨이 탁 트이는 기분이 들었다.
거리 온통 가을이 무르익고 있었다. 잠깐 밖으로 나왔을 뿐인데 집 안과 집 밖의 세상이 이렇게나 달랐다. 몸도 더 개운해졌다. 산책로를 걸으니 맑은 공기에 머리까지 맑아졌다. 떨어진 낙엽을 밟으면서, 그렇게 마지막 가을을 즐겼다.
잠깐의 가을을 즐긴 후 도서관에 도착했다. 노트북을 켜고 일할 준비를 하는데 몸이 한결 좋아진 느낌이 든다. 일도 건강해야 더 잘되는 법. 마지막 가을이라 생각하니 좀 아쉽긴 하지만, 아직 남은 가을 더 즐기려면 조금은 더 부지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움직여야 건강해진다. 더 좋은 것들 많이 보고 느끼려면 역시 움직여야 한다. 마지막 가을을 잘 즐기며, 또 좋은 소식이 얼른 도착하길 기도하며. 이 가을, 아프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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